작년 봄 경에 아키히토 일본 천황과 인사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이 한국 일부를 뜨겁게 달궜죠.
이런 모습이었는데….

이때 꽤 反MB 여론이 심화되던 때라-지금은 만성화해서 오히려 격렬한 분노는 사라진 듯[…]-이곳저곳에서 말들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식이었지요.

글쎄 말이죠. 일단 위의 글쓴이가 전제하는 바는 딱히 틀렸다고 하진 않아요.
다만, 저는 저 상황을 관료 대 관료의 만남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초에 적용될 사항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1년 반 뒤의 오바마 대통령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군요.
이 기사에 실린 동영상에서 오바마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동양인이 어른을 대하는 인사 예절이었죠.
타국의 권위 있는 '연장자' 를 대하듯 현 일본 천황을 대함이 적절하다는 게 제 생각이고, 오바마는 거기 덧붙여 그 나라식(일본) 예절까지 적용했다고 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이 당시에 받은 비난은 사실상 지나친 거였어요. 이 인사 하나보다는 다른 문제까지 말려들어 까인 거긴 하지만.
출신지가 오사카라는 등, 그런 식으로 맹비난하는 건 일본 컴플렉스로 보이기도 하고 오사카의 재일교포에게도 상심스런 발언이 되겠죠.
덧 1.
그런데 일본 쪽의 공식/비공식 개드립을 구경하고 나니 주의하긴 주의해야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식 개드립부터 함께 보시죠.
산케이 신문의 관련 기사
'오바마 대통령이 황궁에 도달하여 양 폐하께 악수를 올리면서「뵙고 싶었습니다. 정녕 영광입니다」라며 몇 번이고 고개를 조아리니 폐하께오서도 웃음으로 대통령을 맞이하셨다'

위의 동영상을 보시면 허리를 숙여 인사한 건 한 번이고, 이후에 고개를 꾸닥꾸닥한 건 인사라기보단…직접 보셔서 판단하심이[…]
실제로 일본 사이트에서 누군가의 언급, '면접 장소에서 저렇게 인사했으면 떨어졌겠네'
이어지는 비공식 개드립은 익히 알고들 계실 2ch.
위의 기사를 읽고 오르가즘에 도달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Ex.1)
시간만 충분했어도 야스쿠니 참배했을 텐데 아쉽다.
Ex.2)
하토야마는 북한에서 총서기나 해먹어라.
오바마야말로 총리 재목감이네.
Ex.3)
폐하 초큼 귀여운듯♥ <- 2ch이란 곳이 어떤 덴지를 보여주는 일례. 고이 넘어갑시다.
Ex.4)
국제의례 랭킹
1순위 : 천황(Emperor) 교황(Pope)
2순위 : 왕(King) 여왕(Queen)
3순위 : 대통령(President)
4순위 : 수상(Prime Minister)
5순위 : 국제기구의 수장(UN사무총장, EU위원장)
Ex.5)
폐하께는 인사가 아니라 큰절을 올려야지!
Ex.6)
천황폐하 앞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다니….
죽어간 특공대원들이 저승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할 거야.

덧 2.
사실 이명박 대통령의 악수 시 인사법 자체가 마치 자신을 낮추는 듯한 자세를 보이긴 했습니다.
진짜 겸양을 표시한다기보단 마치 상대의 눈을 피하는 듯한 식이긴 하지만요.

2007년 08월 28일.

2008년 9월 22일.
로봇에게까지 고개를 숙입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2008년 12월 12일.

2009년 2월 2일.

2009년 6월 16일.

2009년 7월 10일.

2009년 11월 11일.

2009년 11월 13일.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도록 자세가 교정되고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악수할 때 상대의 손을 바라보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눈을 아래로 향함으로써 예의를 갖추는 기업인으로서의 태도가 박혔다고 봐야겠죠.
저도 인사할 때 자세가 한 가지로 고정되는 판에 다 늙어서 자세 고치려니 저쪽도 고생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