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분의 이글루스를 둘러보고 있는데 분명히 카테고리는 동방프로젝트 관련인데 포스트는 죄다 빵 관련이었습네다.
- 3일째
전날 밤 우에노에서 여동생과 합류했지만 우에노 자체를 제대로 구경한 건 아니니까 점심을 기해 우에노로 갔습네다.

한밤중에는 무서웠던 우에노 공원이지만 낮에 가면 이렇게 기요미즈 관음당(淸水觀音堂) 도 있고 옆에 공터도 있고 좋아요우.

기요미즈 관음당의 인형공양 안내 포스터.
정이 깃든 인형에는 혼이 담겼을 거라 간주하고 인형을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공양하는 형식으로 수거한다고 보면 되겠군요우.
요즘은 주객이 전도되어 인형공양하는 척 쓰레기를 버리는 몰지각한 족속들도 많다고 합네다[앞산]
대부분 일본 전통 인형인 히나인형을 공양하지만 곰인형도 간혹 있고, 이론상으로는 피규어도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ㅈ-);

아담하지만 편안한 곳이군요우.
다만 5월에 이다지도 날벌레가 많으니 여름에 찾아갔다간 욕 좀 보겠습네다[…]

우에노에 왔으니 아메요코도 슬쩌쿵.
주일미군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라 이름부터 아메리카의 아메가 들어갔다는 모양입네다.
이 분위기는 동대문 시장쯤 되려나…어떻게 얼굴을 알아보는지 가게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한국어로 호객하실 때도 있습네다.
(저는 미쿸에선 재미교포에게조차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얼굴인데! 반쯤 감격)
이태원이나 명동과는 입장이 정반대군요 이팅.

우에노에는 근 300년 역사의 민물장어 전문점 이즈에이(伊豆栄) 가 존재하죠. 찬합에 담긴 장어덮밥인 우나츄를 주문.
…전통과 역사가 울고 있네요우. 물론 우리나라에서 맛보는 어지간한 장어요리보단 낫지마는, 흐음.
장어는 평범하고 밥 질은 좀 많이 문제더군요우. 그나마 밥 양이 많은 게 덜 억울하다고 해야 할까 싶기도 하군요.
결론내리자면, 시장바닥같은 분위기라도 맛있는 민물장어를 먹으려면 관서로 튀어갑시다.
아무튼 추구하려는 맛이 담담함인지 전반적인 양념의 향미는 옅은 편이군요우.
좋게 말하자면 어른의 맛, 그냥 제 생각으론 영감님 스타일.

시간이 좀 남아서 아사쿠사로 여동생을 데려갔습네다. 이것이 벼락문.
사이즈가 가이드북에서 보는 것보다 더 크게 보인다고 할까요우.

아사쿠사 안쪽에 있는 절간인 센소지(浅草寺) 로 이어지는 참배길인 나카미세(仲見世) 입네다.
좌우로 아기자기한 점포들이 늘어서 있지요우. 그러나 밤중이라 이 모냥[…]
사실 여기 있는 노점들은 제 2년 전 기억을 되살려보자면 관광객 전용 바가지 상점들이었죠.

나카미세를 건너 본당 왼편을 바라보면 저렇게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탑이 보입네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이 센소지라는 절은 한 어부가 낚아올린 금불상을 모시기 위해 세워졌다나 한다더군요우.

안쪽이 시끌시끌하다 했더니 학생들 수학여행 왔는지 줄을 서서 인솔 교사의 훈화를 듣고 있더군요우.
훈화 후에는 참배와 기원. 그걸 바라보며 길을 돌아나오는데 갑자기 여학생들이 꺄아꺄아거리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니!
…웬 외국인 청년이 카메라를 여학생들에게 들이대고 연방 플래시를 터뜨리더군요.
그리고 여학생들은 찍어달라고 온갖 포즈를 다 잡고 있고[…] 요즘 타히티를 가도 그렇게 카메라에 열광하는 애들은 없어!
뭐, 정확히는 외국인 청년에게 열광한 거겠지-ㅈ-);

나카미세 좌우로는 이렇게 옛날풍 길거리와 가게들이 주욱 이어져 있습네다.
재미있는 건 가로등에 스피커를 설치해서 전통 음악을 은은하게 흘려보내고 있다는 거.
무슨 게임이나 영화도 아니고 BGM이라니 재미있기도 하고 꽤 기발하기도 하더군요우. 분위기 의외로 살거든요'ㅈ')b
- 4일째
여동생이 마법에 걸렸습네다 llOTL
비가 내린다는 정보도 있고 해서 관광은 좀 무리겠거니 생각했지만 딱 한군데만 가보자는 동생의 의견에 수긍.
그래서 건물 안에서 많이 돌아다닐 수 있는 긴자로 갔죠.
긴자에는 제 단골[?] 부채가게가 있습네다.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방문. 여전히 두 할머니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시더군요우.
부탁받은 바 있는 선물용 부채와 제 새로운 부채를 구입했죠.
이번 여행은 교토도 찾아갈 거라고 했더니 그 동네는 부채가 유명하다면서 꼭 좋은 걸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네다.
동생은 아무래도 여자애라 그런지 백화점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더군요우.
이곳저곳 유명하다는 백화점을 둘러보며 시간을 때웠습네다. 저야 백화점의 푸드코트만이 친숙할 뿐이라[…]
아이쇼핑이 대체 무슨 재미일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우. 지름신의 유혹을 뿌리치는 M스러운 행복인가 설마! <-

저녁은 시세이도 팔러에서.
역사를 길게 잡자면 최초 개업년도인 1902년부터 잡아야겠고, 일반적으로는 레스토랑으로 전향한 1928년으로 잡아야겠군요.
생긴 건 고급 레스토랑이지만 메뉴에 당당히 오므라이스나 카레가 들어있습네다.
거기다 카레는 접시당 1만엔짜리 메뉴도 있다는 거![…]
프랑스 식당이라거나 하는 그런 데가 아니라 그냥 '외국요리 식당' 으로 보는 게 온당할 것 같습니다.
러시아 요리인 스트로가노프도 있으니까[앞산]

중급과 고급점 사이를 넘나드는 장소 치고는 매우 평범한 구성의 식전 빵이지만,
저는 사실 허브 집어넣고 난리를 부린 자칭 건강빵보다 이런 롤빵이나 바게뜨가 더 버터 발라먹기 좋아요우[…]

카레는 다음 기회로 돌리고, 오므라이스를 맛보도록 합니다. 가격은 3000엔 가량…네, 3만원이군요.
무슨 금가루를 뿌린 오므라이스냐 싶기도 하지마는 정작 맛을 보면 '확실히 비싼 건 비싼 만큼의 값을 하는구나' 싶기도 합네다.
오므라이스는 최소한 우리나라에선-사실 일본에서도-값싼 경양식에 속하죠.
그런데 이 오므라이스를 맛보고 나니 오므라이스라도 맛의 한계치가 생각보다 높다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그래봐야 오므라이스' 가 아닙네다. '오므라이스도 이런 맛이 나는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꽤 감탄한 김에 파르페도 주문해봤지만 이건 꼭 여기서 먹을 필요는 없겠더군요우.
굳이 파르페를 주문한다면 초코 파르페 말고 딸기 파르페로 주문하도록 합시다'ㅈ')c

식사 뒤 숙소로 돌아가면서 발견한 영화[?] 포스터.
이 중국산 영화같은 분위기는 뭔가요-ㅈ-); 특히 오른쪽은 짝퉁 반지의 제왕으로 잠시 착각했을 정도[옆산]

숙소 옆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갈 때 발견한 '멕시칸 잠발라야' 판매홍보(가운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멕시코 사람들;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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